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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캣츠’ 배우 3인 인터뷰
무대 뒤에 숨겨진 더 다이내믹한 이야기
글 이지혜 인턴 기자 8/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8월호 - 전체 보기 )



고양이를 연기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 같은 ‘고양이’로 무대에 오르는 ‘캣츠’의 배우들. 연령대가 낮아진 만큼 더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이번 월드 투어 팀에서 에마 델메니코·제임스 쿠퍼·도미니크 해밀턴을 만났다




기약 없는 이별을 한 채 홀연히 떠나버렸던 그들이 돌아왔다.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은 뮤지컬 ‘캣츠’ 월드 투어 팀이 2008년 이후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월드 투어 팀의 공연을 간절히 기다려왔던 사람들에겐 환호성을 지를 만한 소식이다. 지난 5월 안산을 시작으로 현재 서울에서 공연이 열리고 있으며(8월 24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앞으로 대전·전주·울산·대구·부산 등의 도시로 전국 투어가 있을 예정이다. 이번에도 30년 넘게 ‘캣츠’를 연출해 온 조앤 로빈슨을 비롯해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참여한다.

‘캣츠’의 배우들은 모든 신경을 집중해 ‘고양이 그 자체’의 요염함과 당당함을 보여준다. 특히 발레·체조·애크러배틱·탭댄스 등 다채로운 움직임이 펼쳐질 정도로 안무가 크나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배우들은 말랑말랑한 뼈를 가진 듯한 고양이의 유연함을 표현하기 위해, 때때로 발자국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요염한 춤을 추고 관객들은 여기에 매료된다.

화려한 공연과 더불어 관객들이 ‘캣츠’에 열광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마치 인간 세상처럼 각자의 사연을 가진 고양이의 모습이다. 고양이의 움직임을 녹여낸 퍼포먼스를 통해 너무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게 표현해낸다. ‘캣츠’의 안무가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여러 고양이 중 특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못된 짓을 일삼는 악당 고양이 매캐비티, 장난을 좋아하는 부부 고양이 중 하나인 럼플티저다. 그들의 자유분방함이 사람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 듯하다. 안무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배우로서의 삶 등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번 무대에 오른 ‘캣츠’ 월드 투어 팀 중 3명을 만났다. 배우 제임스 쿠퍼(플레이토·매캐비티 역)와 도미니크 해밀턴(럼플티저 역), 상주 안무가 에마 델메니코가 그들이다.

에마 델메니코 | 상주 안무가


▲ 에마 델메니코



에마 델메니코는 열여섯 살 때 처음 호주에서 빅토리아 역으로 ‘캣츠’에 참여해 올해로 9년째다. ‘캣츠’ 월드 투어 공연에서 댄스캡틴 및 스윙으로 참여했으며 호주·한국 등의 ‘위키드’ 투어 공연에서도 안무·슈퍼바이저·스윙을 맡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상주 안무가인 동시에 스윙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흉내 내는 것이 아닌, ‘진짜 고양이’가 되기 위한 그녀와 배우들의 노력을 들어보았다.

‘캣츠’의 상주 안무가로 참여하고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상주 안무가는 공연의 완성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모든 배우가 공연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를 체크한다.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본인이 가진 백 퍼센트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배우 중 누군가가 아프거나 다칠 때를 대비해 대역 배우들을 데리고 리허설을 하며 여러 배역을 가르친다.

‘캣츠’의 안무들은 화려하고 기술적인 동작이 돋보인다. 배우들이 춤출 때 부상의 위험이 높을 것 같은데.

우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캣츠’ 무대에 설 배우를 뽑는다. 오디션을 통과한 배우들은 ‘캣츠’의 배우가 되기 전부터 안무에 관한 훈련을 받은 경우가 많고, 이미 뛰어난 테크닉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테크닉을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의 경우 배우들의 연령대가 낮은 편이라 신체적인 조건도 좋고 파워풀한 댄스도 소화할 수 있어서 좋은 무대를 만들고 있다.

배우들에게 안무를 지도할 때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고양이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배우들에게 항상 더 고양이처럼 춤추라고 말한다. 연습할 때 배우들을 보면 진짜 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배우들은 관객들과 장난을 칠 때도 정해진 시나리오나 계획 없이 그냥 누군가가 키우는 고양이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 그 시간을 ‘플레이타임’이라고 부르는데 배우들도 그 시간을 즐긴다.

배우들이 가장 좋아하는 안무가 있다면.

배우들이 좋아하는 안무는 각자 다르고 공연에 따라 좋아하는 안무가 바뀌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검비 트리오라고 불리는 세 마리의 암컷 고양이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검비 고양이가 나올 때를 좋아한다. 그 안무 스타일과 느낌이 정말 좋다.

‘캣츠’의 배우들이 가장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안무는 무엇인가.

아무리 어려운 안무라도 배우들은 많은 연습과 리허설을 통해 결국 해낸다. 하지만 무대에서는 춤과 노래를 동시에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점을 많이 힘들어한다.

배우로 활동할 때와 안무가로서 참여할 때 어떤 점이 다른지.

지금보다 훨씬 어렸을 때 빅토리아를 연기했고, 지금은 상주 안무가이자 제마이마로 가끔 무대에 오르고 있다. 내 생각엔 배우와 상주 안무가는 그저 두 개의 다른 직업인 것 같다. 관객들에게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안무가는 메모하고 가르치며, 배우는 연기하고 춤추며 노래한다. 두 가지 일을 모두 다 해봤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점도 물론 있다. 안무가로서 참여하면 고양이의 몸짓으로 모든 것이 표현된다는 ‘캣츠’의 매력이 더 잘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번 내한 공연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한국 관객들만을 위한 노래가 있다. 너무 많은 비밀을 말하지는 않겠다. 직접 와서 들어보길!


제임스 쿠퍼 | 매캐비티·플레이토 역



▲ 제임스 쿠퍼

뮤지컬·댄스·발레 등 무대에 관한 여러 경력이 빼곡히 적혀 있는 ‘캣츠’ 배우들의 프로필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이력이 있다. 동물미용사·애견관리사·원예학 전공, 프로그램 북을 읽지 않았다면 가늠하기 힘든 이력의 주인공은 제임스 쿠퍼다. 어렸을 때부터 무용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그는 수많은 뮤지컬과 팬터마임 무대에서 주연을 맡아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부하들을 동원해 온갖 못된 짓을 일삼는 악당 고양이 매캐비티를 맡고 있다. 댄스캡틴으로서 최고의 무대를 위해 상주 안무가·감독 가까이서 소통하며 배우들이 가지는 안무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와 동시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대한 배우고 즐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원예와 조경디자인을 계속해서 배울 것이라고 말한다. 내한을 앞두고 쇼핑을 위한 빈 여행 가방을 준비했다는 그의 모습에서 어디서든 빠르게 즐거움을 찾는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열아홉 살 때부터 ‘캣츠’ 투어 공연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캣츠’에서 네 가지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때마다 다른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고 무대 안에서나 밖에서나 각각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준비해야 했다. 특히 어린 고양이를 연기할 때와 성인 고양이를 연기할 때가 완전히 달랐다.

‘캣츠’의 배우들은 고양이처럼 행동하고 생각해야 한다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가.

고양이를 기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양이는 매우 부드럽고 관능적인 동물이다. 당당하고 엄청난 장점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가 네 마리 있는데, 그들로부터 이런 부분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많이 배운다.

영국에서 동물미용사·애견관리사로 활동한 특이한 이력이 있다. ‘캣츠’ 무대에서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개·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이 어떻게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무대 위에서 즉흥적인 행동을 할 때 그때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때로는 다른 배우들과 이러한 특별한 경험들을 공유하기도 한다.

매캐비티는 무대에서 상당한 가창력이 필요한 캐릭터다. 이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10년 동안 피아노를 배우며 쌓은 지식과 이해가 노래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노래는 누구든지 배울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매캐비티와 본인의 닮은 점이 있다면.

매캐비티는 ‘캣츠’에서 아주 못된 고양이이기 때문에 나와 닮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나는 그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고 싶다. 그렇지만 매캐비티에게 필요한 에너지와 테크닉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매캐비티를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의 일상생활과는 다른 모습을 표현해야 하는 것도 매캐비티 역이 지닌 매력이다.

‘캣츠’에서 지금 맡은 역할 외에 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가.

만약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생긴다면 파운시벌이나 텀블브루터스 같은 비교적 어린 고양이를 연기하고 싶다. 언제나 주위에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끌린다. 나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도미니크 해밀턴 | 럼플티저 역


▲ 도미니크 해밀턴

도미니크 해밀턴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콘서트에서 열 살 때 데뷔하여 어린이 공연·TV 시상식 등에서 활동했다. 공연 분야에서 여러 번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캣츠’는 특별한 작품이다. 1985년 호주 초연에서 럼플티저를 연기한 어머니에 이어 이번 공연에서 럼플티저를 맡게 됐기 때문이다. 항상 어머니처럼 되는 것을 열망한 그녀는 드디어 꿈을 이뤘다.

럼플티저는 무대에서 능청스럽고 매혹적인 모습으로 많은 관객을 사로잡는 캐릭터 중 하나다. 멍고제리와 부부 고양이로 나서서 항상 붙어 다니지만 바람기가 있어 극 중 수컷 고양이들의 마음을 흔들어놓기도 한다. 럼플티저는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며 바라고 바랐던 역할이기도 하다. “백만 년 안에는 절대 실현할 수 없는 것만 같았던 꿈이 현실이 되었다”는 그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머니에 이어 럼플티저 역을 맡고 있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어땠나.

처음에는 우리 둘 다 믿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내가 럼플티저를 맡았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뻐하셨다. 그때 나는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한밤중에 그 사실을 들었는데, 너무 설레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캐릭터를 두고 어머니가 해준 조언이 있는지.

캐릭터에 대해 항상 고민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캐릭터를 항상 생각해야 하며 한 가지의 결과나 가능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하셨다. 그래서 관객들에게 늘 새로운 느낌을 줄 수 있는 살아 있는 캐릭터를 만들려고 한다.

자신의 럼플티저와 어머니의 럼플티저를 비교한다면.

엄마가 연기하는 럼플티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 역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 오프닝 무대를 엄마가 보셨는데 기분이 묘했다고 하셨다. 내가 엄마와 똑같은 모습으로 연기했다고 얘기하더라. 사람들도 내 연기가 엄마와 판박이라고 말한다.

많은 배우가 럼플티저를 거쳐갔다. 수많은 럼플티저 중 누구의 럼플티저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제까지 럼플티저를 연기했던 배우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럼플티저를 표현했다. 그래서 누가 더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내가 우러러보았던 배우들이 했던 역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그 배우들이 나에게 영감을 주었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럼플티저는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능청스러운 고양이다. 평소 본인의 성격과 비슷한지 궁금하다.

이번 프로덕션의 럼플티저는 어린 고양이인 만큼 에너지가 넘쳐나고 장난기가 많다. 럼플티저가 하는 장난은 보통 아이들이 하는 장난처럼 심하지는 않지만 짓궂은 장난이다. 나도 럼플티저처럼 적당한 장난을 치는 것을 좋아한다.

럼플티저는 멍고제리와 함께 붙어다닌다. 파트너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파트너인 브렌트와 나는 환상의 콤비다. 서로 깊은 신뢰가 있기 때문에 함께 연기할 때 모든 것이 수월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두 번 연속 옆돌기다. ‘캣츠’를 하며 가장 두려워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용기를 내보니 이제는 그저 재밌는 동작 중 하나일 뿐이다.

자신의 럼플티저를 한 단어로 말한다면.

‘기쁨’이라고 말하고 싶다. 럼플티저는 장난을 좋아하고 바람둥이 기질이 조금 있어 멍고제리가 다른 수컷 고양이와 싸울 때를 즐긴다. 이런 행동들을 통해 즐거움을 찾기 때문에 기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사진 이규열(라이트하우스 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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