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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기 Q&A
30분 동안 숨을 참는 게 가능한가요?
글 월간객석 8/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8월호 - 전체 보기 )



관악기는 현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지녔고, 연주자에 따라 악기의 생김새도 다르다.

이번 특집을 준비하면서 생겼던 관악기에 대한 궁금증들을 여기에 풀어본다

관악기를 연주하면 입술이 아프지는 않나요?

오보에·바순은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안으로 말아서 리드를 뭅니다. 오랜 연습을 하면 입술 안쪽 연한 살에 잇자국이 선명하게 남지요. 아랫입술을 물고 윗니로 마우스피스를 고정하는 클라리넷 주자의 입술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콩쿠르를 열심히 준비하는데 바닥에 분홍빛 침이 흥건한 겁니다. 알고 보니 아랫입술이 찢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무감각해진 상태에서 계속 연습해서 입술에 고인 피와 침이 악기 관을 타고 흘러내린 거지요. 조금 무섭죠? 하지만 아주 드물게 있는 일입니다. 금관악기도 불고 나면 입술 주위에 동그란 피스 모양이 생깁니다. 현악 주자들의 굳은살과 고질적인 신경통처럼 관악 주자들의 입술에도 굳은살과 신경통이 있습니다.

검정 플루트의 정체는 무엇인가요?

나무로 된 플루트입니다. 은빛이나 금빛이 나는 플루트는 합금·백금·스테인리스 등 금속으로 만듭니다. 그런데 목관악기로 분류되는 이유는 초기에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목제와 금속제는 근본적으로 다른 음색을 내지는 않습니다. 단지 금속제의 소리가 약간 더 가벼우며 세게 불었을 때 목제에 비해 날카로운 소리를 낼 수 있지요. 금속제가 나온 이후, 목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특수 나무를 사용해 관의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려는 시도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오케스트라에서 제2·3주자가 사용하는 피콜로는 아직도 나무로 된 것을 많이 사용하죠. 피콜로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를 목제의 특성이 적당히 감싸주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바순 주자가 악기의 윗부분에 헝겊을 구겨 넣더라고요. 그래도 소리가 나는 건가요?

클라리넷 주자가 그 헝겊을 쑥 잡아 빼니 태극기가 펼쳐져 나왔던 지난 7월 베를린 필 목관 5중주 공연을 보셨군요. 태극기를 넣은 부분은 흔히 소리가 나오는 구멍이라 생각하는 ‘벨’ 부분입니다. 그곳에서 소리가 나오는 건 맞습니다. 다만 수많은 음 중에서 B 한 음만 나옵니다. 그러니 그 음만 피해간다면 혹은 여러 음 중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음이라면 그 안에 뭘 구겨 넣어도 되겠지요?

‘리드’와 ‘케인’. 어떤 말이 맞는 건가요?

사전을 찾아보면 리드(reed)는 갈대 혹은 악기의 리드 그 자체를 일컫습니다. 케인(cane)은 대나무처럼 속이 빈 줄기를 뜻하지요. 보통 클라리넷·색소폰처럼 홑리드를 쓰는 악기 주자들은 리드라 부릅니다. 하지만 오보에·잉글리시호른·바순처럼 겹리드를 쓰는 악기 주자들은 케인이라고 하지요. 겹리드도 사실 둥그렇게 휜 홑리드를 ‘겹’으로 만들어 속이 빈 ‘줄기’처럼 만든 것입니다.

오보에 주자들은 연주할 때 왜 얼굴이 빨개지나요?

어릴 적 음악회에서 클라리넷과 오보에를 구분 못할 때, 곁에 계시던 선생님이 “얼굴이 가장 빨개지는 사람이 오보에 연주자란다”라고 귀띔해준 기억이 나네요. 오보에 리드는 플루트 같은 악기에 비해 공기를 불어 넣는 입구가 좁아서 큰 소리를 내야 할 때 어려움이 있습니다. 공기를 빠른 속도로 집어넣어야 하는데 구멍이 작을수록 입안의 압력이 높아지죠. 그것을 버티는 입 근육에도 피로가 빨리 옵니다. 이 외에도 입술을 안으로 말아서 리드를 물기 때문에 이가 상대적으로 길다거나 앞으로 튀어나왔을 경우 입술 말기가 조금 힘들다는 애로 사항도 연주자들 사이에선 있다고 합니다.

플루트 제작과 관련해 ‘뵘’이라 불리는 방식이 있던데요?

테오발트 뵘(1793~1881)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뵘은 플루트 기술에 혁신을 일으킨 인물로 연주자이자 숙련된 금 세공인이었습니다. 몇 달 전 ‘객석’에 자신의 플루트를 소개했던 최나경 씨는 “해가 갈수록 기술력이 높아지고 제작사끼리 경쟁이 붙는다”며 플루트의 발전을 자동차의 발전에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뵘은 플루트의 구조와 작은 음량, 정확하지 않은 음정, 운지법 등에 문제점을 느끼고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개선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 1847년 현대 플루트의 기본 체계를 완성해내죠. 당시 유럽의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플루트마다 모양·크기·각도·구멍의 지경이 달랐는데 뵘은 이것을 표준화하고, 금속키를 장착했습니다.

관악기는 정해진 구멍만 막으면 소리가 나는 것이죠?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관악기는 온도 변화에 민감한 악기이므로 수시로 음정이 떨어지거나 올라가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특히 다른 관악기에 비해 플루트 주자에게 훨씬 정확한 귀가 요구되는 건 그 때문입니다. 플루트는 3옥타브의 음역을 가지며 연주자의 능력에 따라 3~5도 높거나 낮게 소리가 날 수 있습니다.

어떤 연주자는 관악기를 불지 않고 키만 통통 쳐서 이상한 소리를 내더군요.

공기를 주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속키만을 달그락거려 소리를 내는 주법을 ‘키 클릭’이라고 합니다. 현대음악에는 관악기의 여러 주법이 나오는데 불협화음을 내는 멀티포닉스, 리드를 입에서 슬쩍 빼거나 집어넣으며 연주하는 글리산도, 두 개의 음을 동시에 내는 오버톤 등이 있습니다.

어떤 연주자는 숨도 들이쉬지 않고 연주하던데요. 가능한 일인가요?

순환호흡을 하는 연주자를 보셨군요. 순환호흡은 관악기 연주자들이 코로 숨을 들이마시면서 뺨을 풀무처럼 활용해 악기에 공기를 불어 넣는 호흡법입니다. 오랫동안 소리가 끊기지 않고 연주하는 거지요. 뺨을 부풀려서 평상시와 같이 호흡하되 허파가 아닌 볼 속에 고인 공기가 나가게 합니다. 다시 뺨을 부풀리고 입술에 작은 구멍을 만들어 평상시와 같이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동안 공기가 입술의 작은 구멍을 통과하게 합니다. 보통 연주자들이 연습할 때는 물이 든 컵 속에 빨대를 꽂고 합니다. 허파에서 끌어 올린 공기를 입안에 채우고, 빨대를 타고 나가는 동안 물에 기포가 생기지요. 그러면서 그 기포가 일정하게 나올 수 있도록 다시 볼에 공기를 채우고 뺨을 수축시키면서 공기를 짜냅니다. 연주자들은 순환호흡을 이용한 곡을 앙코르 때 선보여 객석을 더 뜨겁게 달구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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