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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관악기 | 플루트∙오보에∙클라리넷∙바순∙색소폰
관악기의 모든 것
글 월간객석 8/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8월호 - 전체 보기 )



플루트(Flute)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경쾌한 선율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독일의 전래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의 주인공은 ‘피리’를 이용하여 마을에 있는 모든 쥐와 아이들을 유인해낸다. 마치 마법을 부리는 듯한 소리를 내는 이 피리의 정체는? 바로 플루트다.

플루트는 가장 오래된 악기 중 하나로 재질은 원래 나무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금속으로 만든다. 소리가 높고 경쾌해 독주 역할이 많으며 오케스트라의 맨 위 성부에서 높은 음들을 연주한다.

유독 독일에서만 홀대받는 이유

플루트가 지금처럼 은빛의 수많은 키를 장착한 악기가 된 것은 독일의 플루티스트이자 악기 개량자인 테오발트 뵘에 의해서다. 뵘은 수많은 실험 끝에 1832년 새로운 원뿔형 플루트를 고안해냈고 1847년 두 번째 플루트를 고안해내며 재질도 금속으로 바꾸었다. 이때 뵘이 고안한 플루트는 지금의 플루트와 같은 키 구조·설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음이 고르고 셈여림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뵘식 플루트는 보통의 발명품과 달리 처음 발명된 독일에서는 20세기 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에서 먼저 사용되었으며 그다음은 영국이었다. 독일인들은 뵘식 플루트가 전 음역에 걸쳐 지나치게 음조가 균일하고 고음역이 너무 높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당시 독일 출신 작곡가 바그너가 뵘식 플루트의 음색을 싫어한 것도 널리 퍼질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라고 전해진다. 20세기에 들어서야 독일은 뒤늦게 뵘식 메커니즘의 장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금속제 음색에 대한 반감이 있었기 때문에 뵘식 메커니즘이지만 목제관인 플루트를 사용했다. 가장 먼저 뵘식 플루트를 도입했던 프랑스는 파리 음악원이 뵘식 플루트를 공식 악기로 지정하면서 일찍부터 플루트 선진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극과 극의 성격을 가진 플루트 가족

‘저것도 플루트야?’라는 의심이 갈 정도 조그만 플루트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악기의 이름은 피콜로로 플루트의 절반 크기이기 때문에 ‘아기 플루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작은 몸집에서 나오는 소리는 오케스트라에서 제일 높은 음을 낸다. 날카로운 피콜로의 소리를 다스리기 위해 플루트와 달리 나무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나무가 소리를 부드럽게 다듬어주어 편안한 소리를 내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프로코피예프의 모음곡 ‘키제 중위’ 중 ‘키제 중위의 탄생’에서는 귀를 찌르는 듯한 피콜로의 경쾌한 음색을 느낄 수 있다.

플루트보다 낮은 음을 내는 알토 플루트는 피콜로와 달리 사람으로 치면 소심한 성격이다. 소리가 작아 다른 악기 사이에서 소리가 묻히는 경우가 있어 아쉽게도 잘 사용하지 않는다. 베이스 플루트는 이보다 더 낮은 소리를 낸다. 길이가 길고 끝이 구부러져 있으므로 대충 보고 우산 손잡이로 착각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플루트의 대표곡에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 있으며 플루트의 부드럽고 몽롱한 독주를 들을 수 있다. 차이콥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중국 인형의 춤’에서는 플루트와 피콜로의 재빠르고 화려한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

 


립 플레이트에 얽힌 비밀 

플루트는 목관악기 중 유일하게 리드가 없는 악기다. 리드가 없는 대신에 립 플레이트에 숨을 불어 넣어 연주하기 때문에 다른 목관악기에 비해 숨결이 직접적으로 닿는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립 플레이트에 어떤 각도, 어느 정도 세기로 숨을 불어 넣느냐에 따라 소리가 확연히 달라진다. 립 플레이트의 미세한 변화가 연주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다. ‘영 점 몇 미리’를 깎을 뿐인데도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플루티스트들은 헤드조인트를 ‘예술가의 영역’이라 부른다. 피치와 음고에 따라 바람의 방향을 조정해야 하므로 입술 모양 또한 립 플레이트와 함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글 이지혜 인턴 기자



오보에(Oboe)

갈대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면




 


“오케스트라 연주를 시작할 때 튜닝을 위해 A음을 연주하는 것은 오보에 수석주자의 몫이에요. 자부심을 느낄 때도 있지만 똑같은 음높이를 길게, 그것도 서너 번 반복해서 내야 한다는 점이 적잖은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있어요.”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오보에의 A음에 맞춰 튜닝하는 관습은 19세기 초부터 시작됐다. 멀리서도 소리가 잘 들리고 상대적으로 비브라토가 덜해 다른 악기가 음을 잡기 쉽다는 점도 있지만, 목관악기 중에서 오케스트라에 가장 먼저 입성한 까닭에 관악 파트를 선도하는 악기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극적인 소리를 만들어내는 오보에

오보에는 ‘높은 음을 내는 악기’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오브아(hautbois)를 이탈리아식으로 옮긴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목관악기 중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는 플루트족(族) 중 피콜로가 맡고 있다. 오보에의 이름에 담긴 ‘높은 음’이란 같은 겹리드 악기인 바순보다 높다는 의미로 생각해야 한다.

오보에는 3옥타브 음역대 사이에서 곡에 따라 매우 슬픈 소리부터 활기찬 소리까지 다양한 음색을 소화한다. 베토벤은 교향곡 6번 ‘전원’, 그리그는 ‘페르 귄트 모음곡’에서 오보에로 풍경을 묘사했다. 반면 오보에의 콧소리 같은 느낌에 주목한 프로코피예프는 ‘피터와 늑대’에서 오리를 오보에로 표현했다. 오보에는 좁은 구멍에 순간적으로 높은 압력의 공기를 불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힘과 컨트롤이 요구된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2악장,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2악장, 말러 교향곡 3번 2악장은 오보에 독주로 시작한다. 라벨의 ‘쿠프랭의 무덤’도 오보에 수석주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곡 중 하나다.

잉글리시 호른은 기본된 것보다 완전 5도 낮게 소리 나며 알토 역할을 한다. 오보에보다 크기가 커서 연주 시 오보에만큼 높이 들어 올리지 않고, 리드 역시 연주자를 향해 구부러진 크룩에 끼워 사용한다.

바흐가 사랑한 악기, 오보에 다모레는 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 사이의 음역대로 메조소프라노 역할을 한다. 바로크 시대에 인기 있는 악기였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큰 음량을 필요로 하는 오케스트라와 연주회장이 요구되면서 그 모습을 점차 감췄다. 이후, 200년 만에 라벨이 ‘볼레로’에서 오보에 다모레를 불러내며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오보에족(族) 악기로 악기 제작자 빌헬름 헤켈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헤켈폰과 간혹 베이스 오보에로 불리는 바리톤 오보에가 있다. 두 악기 모두 베이스 음역대와 유사한 음색을 갖고 있지만, 자주 사용되지 않아 현존하는 악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오보에보다 높은 소리를 내는 피콜로 오보에 역시 오보에족에 속한다.

막대 사탕(?)을 물고 있는 오보이스트

오보에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리드다. 겹리드 악기인 오보에는 입술로 물고 공기를 불어 넣어 리드의 재료인 갈대 줄기 두 장이 서로 부딪쳐 진동하는 것으로 소리를 낸다.

리드는 자유롭게 진동할 정도로 얇아야 하지만 너무 얇으면 음질이 나빠진다. 이 때문에 바순 주자나 오보에 주자는 항상 도구를 갖고 다니면서 직접 리드를 깎고 손질한다. 공연 전 연주자가 막대 사탕처럼 리드를 물고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습기와 온도에 민감한 리드를 촉촉하고 탄력 있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리드는 어떤 것일까? 어느 오케스트라 연주자든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깎기 때문에 좋은 리드에는 정답이 없다. 어떤 도구로 어떻게 깎든지 소리가 잘 나는 리드가 가장 좋은 리드라는 것! 


대체 넌 누구냐!

잉글리시 호른(english horn)의 이름에 얽힌 비밀

잉글리시 호른은 이름처럼 영국에서 탄생하지도, 금관악기족(族)인 호른처럼 생기지도 않았다. 1720년 오보에 다 카치아(oboe da caccia, 사냥 오보에)의 몸체에 벨을 달면서 만들어졌는데, 중세 종교화 속 천사의 악기와 닮았다고 생각한 독일인들이 ‘천사의 호른(engellisch hor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독일어 ‘engellisch’는 지역에 따라 ‘영국의’라는 의미로도 사용됐는데, 이 때문에 훗날 ‘영국의 호른’이라는 의미를 가진 명칭으로 남게 되었다.


글 김선영 기자



클라리넷(Clarinet)

작곡가들이 사랑한 귀여운 악동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본 사람이라면 석양과 어우러진 잔잔한 클라리넷 선율을 기억할 것이다. 이 곡은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K622.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주인공의 인생관을 클라리넷의 서정적인 선율로 표현했다.

클라리넷은 오케스트라에 가장 늦게 합류한 목관악기다.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의 작품에도 클라리넷은 후기에만 등장한다.

클라리넷 발전에 기여한 작곡가는 모차르트인데, 그가 인생을 마칠 무렵 작곡한 곡이 바로 클라리넷 협주곡 K622이다. 베를린 필의 첫 여성 단원이었으며, 클라리넷족인 바셋 호른의 명수로 알려진 자비네 마이어는 당대연주로 이 곡을 재현했다. 지난 2월에 내한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관악기 작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을 말할 것이다. 바셋 호른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저음이 더욱 풍부해진 즐거움을 준다.”

알고 들으면 매력 백배

“저 흉측한 마녀 소리는 대체 뭐야?”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을 들은 청중이 소스라치며 묻는다. 클라리넷의 각양각색 매력을 ‘제대로 살린’ 작곡가는 베를리오즈다. ‘환상 교향곡’ 5악장은 장례식장에서 마녀들이 춤추는 대목이다. 앙증맞게 생긴 E조 클라리넷에서 나오는 소리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날카로운 꾸밈음과 트릴은 영락없는 마녀의 웃음소리다.

말러 교향곡 1번은 판본에 따라 클라리넷 주자의 수가 다르다. 라츠판(1967)의 1악장 초입은 현악군의 A음이 지속되고 클라리넷의 팡파르가 등장한다. 이 대목은 철학자 아도르노가 “클라리넷이 그 장막을 뚫어보려 하지만 그럴 만한 힘을 갖지 못한다”라고 언급하여 유명해졌다. 중간마다 나오는 ‘뻐꾸기’ 소리도 클라리넷 주자의 몫이다. 다양한 소리를 내기 위해 3악장에서 제3주자는 B조 악기를 연주하다 베이스 클라리넷으로 바꾸고, 다시 소프라노 클라리넷으로 바꾸며 연주한다.

말러 교향곡을 듣다가 클라리넷 주자가 갑자기 하늘을 향해 고개를 높이 들고 연주하더라도 놀라지 마라! “벨을 높게 들 것”이라고 말러가 적어놓은 이 부분은 벨이 청중과 가까워져 소리를 크게 전달하는 효과를 준다.

클라리넷의 에너지원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시작될 때 사이렌처럼 뿜어대는 트릴과 글리산도를 기억하는가. 청중의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이 도입부는 클라리넷 담당이다. 낮은 음에서 높은 음까지 한숨에 미끄러지는 글리산도를 클라리넷은 수월하게 해낸다. 클라리넷이 다양한 주법에 능한 이유는 홑리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홑리드는 음량 조절이 자유로워 ‘플러터 텅잉’ ‘글리산도’를 구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다른 나라, 다른 악기

19세기 작곡가 이반 뮐러는 리코더의 모양을 한 샬뤼모의 소리 구멍 위치를 수학적으로 계산해 음질을 개선시켰다. 뮐러의 악기를 토대로 완성된 오늘날의 클라리넷은 프랑스식의 ‘뵘 시스템’과 독일식의 ‘욀러 시스템’으로 나뉜다. 이들은 마우스피스는 물론이고 악기·리드·주법이 완전히 다르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뵘 시스템을 사용하고, 한국의 오케스트라 주자들 역시 뵘 시스템을 쓴다. 독일은 입단 오디션에 욀러 시스템을 써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다. ‘리폼 뵘’도 있는데, 욀러 시스템에 뵘 시스템의 주법을 얹어서 연주하는 악기다.

검은색 리코더 모양의 클라리넷과 오보에!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클라리넷은 오케스트라에서 수용되는 목관악기 중 유일하게 홑리드를 사용한다. 클라리넷의 기원을 보면 클라리넷이 홑리드를 사용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1700년경, 유럽의 목동들은 옥수수 줄기나 갈대로 만든 리코더 모양의 피리를 불었고, 이 악기는 샬뤼모라는 민속악기가 된다. 마우스피스에 ‘홑리드’를 부착한다는 점이 오늘날의 클라리넷과 비슷하다.

요한 크리스토프 데너 부자(父子)는 샬뤼모 몸체에 금속키를 장착했고, 이것이 클라리넷의 모체가 된다. 클라리넷과 오보에의 구분 방법은 리드에 있다. 클라리넷의 홑리드는 마우스피스와 딱 달라붙어서 청중의 시야에 닿지 않는다. 검은 흑단 악기 위에 아이스크림 막대가 하나 튀어나왔다면 그것은 클라리넷이 아닌 겹리드 악기 오보에다!

글 장혜선 인턴 기자



바순(Bassoon)

희극과 비극을 모두 품은 악기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 도입부. 그윽하면서도 기묘하게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같은 고음을 기억하는지. 연주를 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어떤 악기로 내는 소리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고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바순이다.

바순의 이탈리아 이름은 파고토(fagotto), 독일에서는 파곳(fagott)으로 불린다. 막대들이 하나로 묶여 있는 걸 의미하는 이 명칭은 바순의 구조와도 일맥상통한다. 금관악기는 대부분 벨로 모든 음이 나가지만 바순은 다르다. B을 제외한 나머지 음들은 벨이 아닌 손가락을 막는 구멍에서 나온다. 나팔처럼 생긴 콘트라바순의 벨 역시 이곳에서 실제로 나오는 음은 한 음밖에 없다.

다양한 감성을 표현하는 폭넓은 스펙트럼

목관악기군에서 가장 낮은 음역대를 자랑하는 바순은 19세기 이전까지 그 역할이 오케스트라 베이스 라인에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베토벤 이후 여러 작곡가가 독주악기로서의 면모에 주목하면서 관현악곡에서도 바순이 지닌 폭넓은 음역대와 독특하고도 인상적인 음색을 접할 일이 많아졌다.

시대를 막론하고 작곡가들은 바순에게 익살스러운 이미지를 맡겨왔다. 주로 낮은 음을 연속적으로 활기차게 연주하는 방법인데, 프로코피예프의 ‘피터와 늑대’에서 투덜거리는 할아버지의 모습이나 뒤카의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에서 마법사의 제자가 빗자루에 주문을 걸어 좌충우돌하며 움직이게 만드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더불어 바순의 낮은 음색은 어둡고도 진중한 느낌을 표현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왔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1악장에서 바순은 곡의 서두에서 한없이 무겁고 처연한 음색으로 홀로 발걸음을 뗀다. 이 밖에 비발디가 남긴 서른아홉 개의 바순 협주곡을 통해서도 바순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바순족(族)에는 음역대를 아래로 확장시킨 콘트라바순이 있다. 바순과 함께 저음을 담당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듬직한 생김새와 달리 예민하고 연주하기 까다로운 구석이 꽤 많다. 일단 그 무게로 인해 앉아야만 연주가 가능하고, 정식 포지션을 잡고 연주를 시작해도 한 음 이상 음정이 떨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서 전공하다시피 따로 배워야 하는 악기라는 것이 바수니스트들의 이야기다.

리드에 울고 웃는 연주자들

오보에나 바순에 관한 이야기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대목은 ‘리드’에서다. 그만큼 이 악기를 다룬다는 것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오보에와 마찬가지로 바순 역시 겹리드를 사용하는데, 악기의 크기만큼 리드도 훨씬 크다. 바순에 꽂힌 갈고리 모양의 보컬에 리드를 꽂아 사용하는데, 보컬은 악기와 주자의 호흡을 연결하며 음정과 음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지휘자가 현악 파트만 부분 연습을 시키면 바순 주자와 오보에 주자는 고개를 푹 숙여요. 리드를 계속 손질하면서 소리를 찾고 있는 거죠. 연주자들 사이에선 리드 케이스 속에 베스트 리드 석 장만 있으면 카라얀이 와도 두렵지 않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해요.”

지난 ‘객석’ 6월호 악기 시리즈 바순 편에서 만난 수원시향 조용석은 바순이나 콘트라바순의 리드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일주일 정도라고 말했다. 완성됐다 싶어 마무리하고 다음 날 불어보면 다시 두꺼워져 있을 때가 많은데 불 때마다 침 속 이물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리드가 불어난다고. 이 때문에 불어보고 깎기를 반복하는 과정만 일주일 정도 걸린다. 이렇게 손에 쥔 리드는 레퍼토리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한 달이면 모두 소모된다.

글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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