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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뮤지컬집단 타루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
햄릿의 구수한 독백
글 송현민(음악평론가) 4/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4월호 - 전체 보기 )



3월 7일~4월 13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판소리 햄릿 프로젝트’ 속 햄릿은 좀 남다르다. 증오의 대상인 숙부의 눈을 속이기 위해 미치광이처럼 행동할 때 원작은 “아···. 가엾은 나의 햄릿이여”라 한다. 하지만 타루가 빚은 숙부는 이렇게 말한다.
“야가 진짜 미치긴 미쳤다 잉.”
햄릿이 그의 애인 오필리어에게 이별을 고할 때도 “약한 자여 그대의 이름은 여자다”라 말하면 그녀는 눈물을 흘려야 한다. 하지만 타루가 빚은 오필리어는 정종임(예술감독·음악감독)의 북 반주에 맞춰 “이 십장생아!”를 외치며 햄릿에게 미친개처럼 달려든다.
태생이 비극이기에 웃으면 안 되는데 어느 순간 웃음이 피식 나온다. 타루는 은유와 상징의 무게로 무거워진 셰익스피어 특유의 대사와 독백에 판소리의 운율로 심각함을 교란시키고 탈주시킨다. 하여 타루의 ‘햄릿’은 심각한 희극이 된다. 배우들의 설정도 재밌다. 소리꾼 송보라·조엘라·이원경·최지숙은 햄릿의 독백을 나눠 갖는다. 고뇌 섞인 독백은 어느 순간 여성 소리꾼들의 구수한 ‘수다’로 바뀐다. 자아 분열을 연출하고 그것이 반영된 독백이 4등분 되어 판소리의 운율을 타고 진행되니 정신없다.
무엇보다 한 명의 캐릭터를 네 명의 소리꾼이 나눠 가졌기에 소리꾼에 대한 비교 또한 불가피하다. 그중 송보라가 눈에 띈다. 눈대목이라 할 수 있는 ‘억지 이별가’는 이원경과 함께 작창했고 ‘결투가’는 혼자 작창했다.
아무튼 시끌시끌하게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4명의 여인은 구슬픈 구음을 흘리며 햄릿의 진혼제를 지낸다. 원래의 대본은 조포 소리만이 고즈넉하게 울릴 뿐이다. 하지만 ‘한국형 햄릿’은 망자를 천도하며 죽은 햄릿을 다시 무대로 부른다(물론 햄릿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예상된 결론이기는 했지만 막상 그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니 조금 다른 결말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송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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