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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금호아트홀 신년음악회
글 송주호(음악 칼럼니스트) 2/1/2017 |   지면 발행 ( 2017년 2월호 - 전체 보기 )



1월 12일
금호아트홀

음악에 대한 진지하고 솔직한 메시지


요즘 국제적으로 희소식을 전하는 젊은 연주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첼리스트 문태국도 그중 한 사람이다. 제3회 앙드레 나바라 콩쿠르와 2014 파블로 카살스 콩쿠르 우승으로 그의 음악적 역량은 검증이 끝난 상태이며, 작년에 야노스 슈타커 재단으로부터 ‘야노스 슈타커 상’ 수상과 금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선정으로 한층 주목받고 있다. 신년음악회로 마련된 독주회에서 그가 준비한 프로그램 역시 비르투오시티를 확인할 수 있는 진지한 걸작으로 채워 그의 진면목을 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첫 곡은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2번으로, 새해 희망의 문을 환하게 열어젖히는 듯 환희에 찬 첼로 주제를 힘차게 연주하며 시작되었다. 그의 왼손은 지판 위에서 춤을 추며, 오른손은 타협을 거부하는 무게감과 절도 있는 보잉을 제어했다.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며 모든 에너지를 이 두 손에 집중시켜 만들어내는 그의 음악에 설득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특징은 느린 2악장에서도 절도 있는 아티큘레이션으로 지나친 감상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면서, 다이내믹과 비브라토를 절묘하게 조절함으로써 감각적인 메시지를 언어적으로 담아내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약 30분간 이어진 전체 네 악장이 진행되는 동안 마치 천일야화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매번 다음 순간을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는 첼로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피아노 연주도 적잖이 기여했다. 기악 소나타를 독주와 반주를 넘어 이중주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들의 연주는 이중주의 모범으로서 손색없었다.

쇼팽의 첼로 소나타 G단조에서도 완벽한 호흡은 변함이 없었다. 쇼팽은 첼로와 피아노가 옆 동네에 사는 친구가 가끔 만나는 듯한, 즉 대체적인 문화는 비슷하지만 영향을 그리 받지 않는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두 인물처럼 그려져 있다. 문태국과 노린 캐시디 폴레라는 여기서 오는 해석상의 난점을 완벽한 호흡으로 풀어냈다. 특히 문태국은 밀도 있는 사운드로 호소력 강한 연주를 들려주며 거침없이 리드했다. 이렇게 감정보다는 음악적 표현에 몰입하는 그의 연주는 2악장의 빠른 연주에서도 음 하나하나를 명확히 전달했으며, 라르고의 느린 템포를 갖는 3악장에서는 최면에 걸린 듯 관객들로부터 높은 집중을 이끌어냈다. 휴식 시간 없이 약 한 시간 동안 연주를 해온 그는 4악장에서도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반음계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은 시계추같이 정확했으며, 춤추는 듯 복잡한 리듬을 절묘한 아티큘레이션으로 풀어냈다. 여기에서도 첼로와 피아노는 에너지 넘치는 연주로 완벽한 대화를 보여주었다. 객석의 애호가들은 이 두 연주자를 통해 쇼팽의 이 유일한 첼로 소나타를 어떻게 들어야 할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마지막 곡도 많은 역량을 요구하는 슈만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아다지오와 알레그로였다. 아다지오 부분은 높은 밀도의 사운드로 더없이 강력한 호소력을 갖고 있었으며, 알레그로 부분은 더욱 첼로에 집중되면서 문태국은 자신의 비르투오시티를 온전히 보여주었다. 하나의 악기에 압도되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감수성 넘치는 젊음이 오롯이 들어 있으면서도 감성을 컨트롤하는 보잉과 흐트러짐 없이 정확한 왼손은 그가 음악 앞에서 얼마나 진지한지를 확인해주었다.

앙코르로 슈베르트의 가곡 ‘음악에’의 가사를 먼저 읽고 첼로로 연주했다. 음악에 대해 진지한 마음을 담아낸 솔직한 고백 아니었을까. 앞으로도 어떠한 곡을 통해 그의 진실한 고백을 듣게 될지 기대된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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