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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미 협연, 율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연주회
글 이철우(음악 칼럼니스트) 2/1/2017 |   지면 발행 ( 2017년 2월호 - 전체 보기 )



1월 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새해를 밝힌 희망의 선율


지난해 성공적인 유럽 순회공연 이후 원숙미가 더해가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2017 새해음악회’는 올해의 화려한 계획을 선포하듯 연주의 질과 분위기 등 모든 부분에서 유쾌하게 대구시민들을 위한 축복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은 흥겨운 한마당이었다. 건강 이상으로 애호가들의 마음에 안타까움을 안겼던 기억이 언제였던가 싶을 만큼 건강을 회복한 마에스트로 코바체프의 유희 또한 가볍고 위트 넘쳐 보였으며, 비엔나의 신년음악회를 연상케 할 만한 가벼운 프로그램 구성이 매우 신선했다.

첼로 독주가 은은히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첼로 앙상블이 홀을 가득 채우면서 환상의 세계를 노크하고, 관현악 전체가 움직이기 시작하다 폭풍우가 몰아치듯 현의 트레몰로가 귓가를 스쳐 지나간다. 잠시 후 정적을 뚫고 감성적인 잉글리시 호른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멜로디가 흐르고, 급하게 승리의 행진곡이 울려 퍼진다.

객석에까지 통쾌함의 흥분이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첫 작품 로시니 ‘윌리엄 텔’ 서곡이 끝났다. 우레 같은 함성과 박수가 터져 나오며 음악회장은 이미 축제 분위기에 빠져 있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가 협연한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Op.28의 예민한 긴장을 통해 음악회의 분위기가 한 번의 꼭짓점을 찍는다. 다양한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이미 세계적인 연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그녀의 연주도 좋았지만, 객석의 강력한 앙코르 요청을 사양하면서 음악회의 흐름을 손상시키지 않은 예의와 배려가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휴식 없이 이어진 2부, 비엔나의 신년의 유쾌함을 연상케 하는 슈트라우스 부자의 왈츠와 폴카로 객석은 다시 편안함을 회복했다. 중간에 분위기 반전을 준 주페의 오페레타 ‘아름다운 갈라테아’의 서곡도 음악회의 백미였다. 역시 한국인의 정서는 같이 어울려야 제맛이 나는 것일까? 후미로 갈수록 그냥 박수 치며, 몸이 움직이는 기분을 다 함께 느끼고 있었다. 어눌한 마에스트로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나 유머러스한 몸짓들, 그리고 단원들 가정의 어린이들이 진행한 장미를 나누어 주는 깜짝 이벤트도 마냥 즐거웠다.

특히 첼로 파트의 완성도 높은 연주와 잉글리시 호른의 독주 그리고 플루트의 화려한 소리 채색이 인상적이었으며, 혼연일체가 된 단원들의 연주 그리고 한국인에게는 어색할 수도 있는 왈츠 리듬을 편안하게 이끌어준 마에스트로의 역할이 잔잔한 잔상으로 여운을 드리운 음악회였다.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연주자들의 인상이 무겁고 지나치게 신중한 표정들이었던 점이다. 그래서 지휘자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줄 수도 있고 객석도 즐거운 이런 가벼운 음악회들을 좀 더 자주 가지면서 편안히 즐겨야 할 때 무대가 축제적 공연을 리드하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유쾌한 음악으로 시작한 한 해가 더 활기치고 희망적으로 결실하길 기원해본다.

사진 대구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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