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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질베르 아미 80세 기념 연주회
라디오 프랑스 필과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가 꾸민 다섯 번의 무대
글 김동준(재불음악평론가) 12/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12월호 - 전체 보기 )




▲ ©Auant Garde Project

프랑스의 대표적인 작곡가 질베르 아미(Gilbert Amy)의 80세를 기념해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ORF)가 그의 음악세계를 재조명하는 연주회를 열었다. 아미와 오늘날 ORF의 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돈독한 것이다. ORF는 음악적으로 높은 수준과 다양한 레퍼토리를 지니고 있고, 큰 사랑을 받는 프랑스의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다. ORF는 1937년 라디오 프랑스 방송교향악단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되었다. 고전과 낭만은 물론이고 현대음악까지 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던 라디오 프랑스 방송교향악단은 1950년대부터 국제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을 비롯한 주요 연주회장에서 클뤼탕스·데르보·호렌스타인·잉헬브레히트·쿠벨리크·뮌슈·자발리치·셰르헨 등 세계적 지휘자들이 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질베르 아미는 파리 출신이다. 그는 파리 음악원에서 다리우스 미요와 올리비에 메시앙에게서 작곡을 배웠다. 메시앙에게 받은 영향은 매우 커서, 아미가 최근 작곡한 음악에서도 그의 색채와 그늘을 느끼는 것이 어렵지 않을 정도다. 그는 피에르 불레즈가 창설한 도멘 뮈지칼을 1967년에서 1974년까지 이끌었다. 1976년 라디오 프랑스 방송교향악단은 ORF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개편되었고, ORF의 첫 번째 음악감독을 맡은 이가 바로 질베르 아미다. 그는 1982년에 예일대에서 작곡과 음악 분석을 강의하기도 했으며, 1984년에서 2000년 사이에 리옹 음악원의 원장을 지냈다. 아미는 작곡가·지휘자·교수로 창작·연주·교육 세 분야 모두에서 단절되지 않은 경력과 활동을 해온 열정적인 음악가다.

11월 5일과 6일 주말에 다섯 차례 연주회가 페스티벌 형식으로 열렸는데, ORF와 ORF 단원이 주된 연주자들이었다. 5일에는 아미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기억’, 소프라노와 피아노를 위한 ‘3개의 멜로디’, 바리톤과 첼로를 위한 ‘미완성의 시인’, 그리고 현악 4중주 3번 등 실내악 작품이 연주되었고, 당일 저녁에는 라디오 프랑스 오디토리움에서 첼로 협주곡이 레오나르트 엘셴브로이히의 협연과 스테펀 애즈버리의 지휘로 연주되었다. 후반부에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3개의 악장 ‘숨의 공간’이 연주되었다. 메시앙을 비롯한 현대음악을 전문적으로 해석, 지휘하는 애즈버리는 아미의 곡들을 대단히 열정적으로 이끌었다. 6일에는 오를레앙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 있는 피아니스트 필리프 아타가 아미의 피아노가 포함된 실내악 작품들과 피아노를 위한 독주곡 ‘요정들’ 등을 연주했다. 아타는 음악의 구조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날카로운 사고와 탁월한 기교를 지닌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앞으로 음악가로서 활동이 기대된다. 프랑스의 현대음악 전문 연주 단체인 앙상블 쿠르-시르퀴는 아미의 초기 작품인 ‘호른과 외침’-작품의 원제 ‘코르 에 크리(Cors et Cris)’는 소리가 서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을 연주했는데, 지휘를 한 쥘리앵 르루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지휘자로서 영역을 서서히 넓혀가는 젊은 지휘자로 주로 현대음악의 지휘를 하고 있다.

마지막 연주인 6일 저녁 연주회 전에는 아미가 무대에 올라 “작곡가로서, 한 인간으로서 매우 충만한 감정을 느낀다”며 자신의 소감을 간략하게 표했다. 아미는 80세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면서도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다섯 차례의 연주회의 객석을 채운 청중은 작곡가 등 음악에 종사하는 사람과 평론가가 많이 보였지만, 순수하게 현대음악에 관심 있는 청중도 다수였다. 프랑스 청중이 음악을 감정적으로 깊이 느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창작과 새로운 것에 대한 이들의 호기심은 정말로 높이 살 만하고 부러운 점이라는 생각을 질베르 아미의 80세 기념 연주회에서 다시금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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