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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스트 다니엘 뮐러 쇼트
따뜻한 성장을 꿈꾸며
글 한정호(음악 칼럼니스트) 12/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12월호 - 전체 보기 )




11월과 12월, 대구콘서트하우스는 ‘월드 오케스트라 시리즈’를 개최 중이다. 11월 신포니아 바르소비아, 파리 오케스트라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고, 12월 4일에는 정명훈이 명예음악감독으로 취임한 도쿄 필하모닉이 1987년생의 새 수석지휘자 안드레아 바티스토니와 내한 공연을 갖는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이 연주되고, 독일 출신의 다니엘 뮐러 쇼트가 슈만 첼로 협주곡으로 함께한다.

다니엘 뮐러 쇼트는 알반 게르하르트, 요하네스 모저와 함께 현재 독일 남성 첼리스트를 대표하는 연주자다. 1976년 뮌헨 태생으로 하인리히 시프·스티븐 이설리스·로스트로포비치에게 서로 다른 스타일을 섭렵해왔다. 안네 조피 무터·앤절라 휴잇 같은 여성 음악가들을 비롯해, 일찍부터 거장 지휘자들의 총애를 받으며 지금까지 20여 장의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 2012년에는 서울시향 협연과 독주회를 위해 두 차례 내한했고, 당시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다. 잠깐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 관계자 모두를 친절하게 대하는 미소가 진실해 보였는데, 배우 김석훈과 아침 라디오 방송을 함께 하는 장면은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흐뭇했다. 12월 내한 공연을 앞둔 다니엘 뮐러 쇼트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이하 일문일답.

2012년 독주회 이후 4년 만의 내한이다. 당시 청중 반응에 매우 고무됐던 게 기억난다.

흥분감과 집중력 있게 몰입하는 한국 관객에 매료됐다. 음악을 향한 존중이 굉장했다. 비슷한 매력을 한국 연주자들에게도 느끼곤 한다. 친구인 최예은은 멋진 바이올리니스트이고, 이상 엔더스는 젊은 첼리스트 가운데 가장 대단하다.

요미우리 심포니, 서울시향과의 연주를 돌아볼 때 아시아 악단에서 발견되는 공통된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NHK 심포니, 뉴 재팬 필과도 협연했고 도쿄 필은 이번이 데뷔다. 기본적으로 아시아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기량은 아주 높다. 공통적으로 대단히 높은 수준을 지향하고, 훌륭하게 목표에 도달한다. 작곡가와 악보를 향한 존경과 지식의 양이 대단하다. 올바른 지휘자를 만난다면, 나 역시 즐기면서 최상의 수준을 선보일 수 있다.

도쿄 필의 지휘자 안드레아 바티스토니는 나이로 11년 아래인데, 각자의 음악적 관점을 어떻게 소통하게 될지 궁금하다.

좋은 음악가는 젊을 수도, 늙을 수도 있다. 물론 시간과 경험은 다르지만, 모든 건 솔로이스트와 지휘자가 나누는 의사교환에 달려 있다. 어떻게 음악에 다가갈지, 어떤 방식으로 악곡의 심오한 의미를 전달할지를 주로 토론한다. 그런 탐구 과정에서 늘 흥분을 느낀다.

2009년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와 슈만 첼로 협주곡을 녹음했다. 이후 슈만에 대한 해석은 어떻게 진보하고 있나?

인간이자 음악가로서 언제나 성장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레코딩은 삶의 어느 한순간을 사진에 담는 것과 같다. 음악을 만들 당시의 인성이 어땠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낭만주의 시대를 슈만이 어떻게 보냈는지 알게 되면서 슈만 협주곡에 더욱 친밀감을 느끼는 중이다.

피터 비스펠베이를 비롯해 여러 첼리스트가 시대악기 연주로 슈만 협주곡을 녹음했다.

나 역시 당대연주에 영향을 받았고 새로운 가능성과 색채, 음악에 대한 이해를 열어준다는 점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여러 경험을 통해 음악은 아주 즉각적이고 직접적이며, 정서적이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음악으로 청자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동시에, 음악은 사적인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에서 미적 가치를 느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삶의 굴곡이 드러나기도 한다.

기교적으로 어려운 작품을 연주하는 동안, 스스로 테크닉에 경도되어 있는지를 점검하진 않는가?

음악에만 집중하기 위해 마인드컨트롤을 하다 보면 기교적으로 힘든 부분이 훨씬 쉬워진다. 이것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아주 훌륭한 속임수다.


최근 스케줄을 기준으로 독주곡과 실내악, 협주곡의 비율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80% 가량이 오케스트라 협연이다. 비중은 작지만 실내악과 독주곡 연주가 내겐 중요하다. 실내악에 대한 관심이 결국 오케스트라와의 만남에서 나를 풍성하게 해줬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다양한 레이블에서 녹음해왔다. 최근 율리아 피셔와의 레코딩은 어떻게 이뤄졌나?

내가 피셔에게 코다이·슐호프·할보르센과 라벨을 함께 하자고 지난 몇 년 동안 이야기했다. 이 음악들은 실내악 경험이 풍부한 두 명의 동등한 솔리스트를 요구한다. 브람스 이중 협주곡을 연주하고 앙코르를 요구받을 때마다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를 연주했는데, 그것을 녹음한 것이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듀오 레퍼토리가 제한적이기에 비범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주 훌륭한 듀오였다고 자부하고, 대중이 자주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녹음이라 생각한다.

2020년, 바흐 무반주 모음곡을 재녹음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에 바흐의 작품으로 여러 공연을 할 예정인데, 실은 레코딩을 위한 워밍업이다. 바흐 작품은 평생을 함께하는 음악이다. 절대 지루하지 않고 가능하면 몇 번이고 녹음할 것이다.

향후 레코딩과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

2017년에 피아니스트 프란체스코 피에몬테시와 브람스 첼로 소나타를 녹음한다. 이 외에 여러 오케스트라와 러시아와 프랑스 작곡가들의 첼로 협주곡 시리즈를 갖는다. 차이콥스키·글라주노프·림스키코르사코프와 생상스·마스네·랄로가 포함된다. 진심으로 기대된다.

당신을 ‘아들’로 칭하는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는 자주 만나는 편인가?

나도 그를 ‘아빠’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는 아주 오랜 세월을 같이한 좋은 친구다. 이설리스의 지원에 감사하고 그로부터 받는 영감에 대해서도 같은 마음이다. 음악계에서 가장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고, 최근 그가 쓴 저서 또한 내가 아는 모든 이에게 꼭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지금도 독일 축구 선수 필리프 람의 팬인가? 올해 당신이 응원하는 바이에른 뮌헨이 라이프치히나 호펜하임을 제치고 분데스리가를 우승할 것으로 보는지?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새 감독 카를로 안첼로티와 어려운 시즌을 보낼 것 같다. 하지만 결국 리그에서 우승할 것이고, 챔피언스리그 타이틀도 가져갈 것으로 기대한다. 필리프에게 그를 위한 첫 첼로 레슨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에겐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사진 Uwe Ar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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