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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감성과 파워의 여제
글 국지연 기자 10/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10월호 - 전체 보기 )




▲ ⓒDecca. Felix Broede

2013년 미하엘 잔덜링/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이 있던 날 공연장을 찾은 애호가들은 21세기 현의 여제라 불리는 율리아 피셔의 테크닉과 감성에 일제히 호평을 쏟아냈다. 

12세인 1995년 메뉴인 콩쿠르 우승과 바흐 독주곡 연주 특별상을 받으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은 그녀는 2010년 초반 힐러리 한, 야니너 얀선과 함께 21세기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기대를 모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3년 만에 내한해 첫 독주회를 갖는 그녀는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 브람스 소나타를 통해 자신만의 진정한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날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마르틴 헬름헨은 독일 크롬베르크 아카데미의 실내악 교수로 피아니스트로서 화려한 경력과 실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이미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듀오 작품들을 수록한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받았고, 음악가로서 서로 가장 아끼는 파트너로도 잘 알려져 있다. 내한을 앞둔 율리아 피셔와 근황 및 음악 세계에 대한 인터뷰를 나누었다.

2013년 한국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해 큰 호평을 받았다. 한국에서 연주한 소감이 궁금하다.

한국에서의 연주는 굉장히 즐거웠다. 나의 브람스 해석을 받아들이고 좋아해준 청중의 모습에 크게 감동했다. 객석에 젊은 관객이 많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첫 리사이틀에서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 브람스 소나타를 연주한다. 특별히 이 작품을 선곡한 이유가 있나?

모두 좋아하는 곡이고, 특히 슈베르트의 작품은 함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 헬름헨과 올 슈베르트 작품으로 리사이틀 투어를 함께 할 만큼 인연이 깊은 곡이다. 슈베르트 작품으로 구성된 음반도 냈기 때문에 더욱 이번 연주에 슈베르트 곡을 포함시키고 싶었다. 그리고 슈베르트 소나타에 드보르자크와 브람스의 작품을 함께 연주하면 멋진 무대가 될 것 같아 함께 선곡했다. 명곡들이지만 생각보다 그 가치가 잘 알려지지 않아 이번 무대에서 그 매력을 들려주고 싶다.

이 작품들의 매력은 무엇인가. 곡들을 통해 청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나?

음악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직 음악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할 뿐이다. 그날 연주로 이 답을 대신하겠다.

힐러리 한, 야니너 얀선과 함께 21세기 여성 바이올린 트로이카로 호평받고 있다. 이들과는 친한가? 그리고 이들의 연주를 어떻게 생각하나?

두 사람 모두 훌륭한 연주자이고 그들을 존경한다. 하지만 교류가 많은 편은 아니다. 공항에서 스치듯 인사를 나눈 적은 있다.

바이올린을 시작할 때 이루고 싶었던 것, 이루지 못한 것, 그리고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처음엔 단순히 음악을 하는 그 자체로 만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브람스는 이미 세상에 없지만 나의 연주를 통해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무척 벅차다.

감동을 주는 연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무대에서 연주하는 작품이 연주자의 일부가 되는 순간 청중은 음악의 진정성에 감동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연주 특징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자신만의 연주 색깔을 지금까지 어떻게 지켜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나는 내 자신의 연주 스타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다. 다만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연주에 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집중한다.

작품 이해를 위해 다른 음악 문헌이나 배경 지식을 공부하는가?

악보를 보고 읽고 분석하는 과정은 음악을 이해하고 흡수하는 데 기초가 되어준다. 음악 문헌을 읽고 배경 지식을 공부하고 찾는 과정 역시 좋은 연주를 위해 꼭 필요하다. 때로는 동료 음악가들과 나누는 대화를 통해 영감을 얻기도 한다.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나?

끊임없는 연습만이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창조란 무엇인가?

종이 위의 음악은 죽어 있는 상태다. 연주를 통해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음악가들의 역할이자, 그것이 창조라고 생각한다.

연주자가 아닌 개인의 삶은 어떤가, 언제가 가장 행복한가?

가족과 함께할 때 행복하다.

음악 이외에 좋아하는 것, 취미가 있나?

복잡한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면 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함께 내한하는 피아니스트에 대해 말해달라.
마르틴 헬름헨과는 10년 전쯤 함께 연주한 후 그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는 한마디로 환상적인 아티스트다. 특히 독일 고전 레퍼토리를 연주할 때 그 깊이가 남다르다.

현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클래식 음악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문화예술은 우리의 삶에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악의 경우 그것이 하나의 자기표현 수단인 동시에 우리가 어떻게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어준다. 오케스트라 협연을 듣고 있으면 음악이 서로 어떤 역할을 하며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어가는지를 알게 된다. 그렇게 음악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소리를 통해 알려준다. 서로 다른 소리가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순간, 나는 각자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함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중첩된다. 클래식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그 진리를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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