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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갈라
글 문애령(무용평론가) 9/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9월호 - 전체 보기 )




8월 12·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한국 무용수들의 현재와 미래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부대행사인 ‘월드 갈라’가 8월 12·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렸다. 민족무용 부문에는 국립무용단과 외국의 심사위원들이 출연했고, 현대무용과 발레 부문에는 역대 수상자들이 주로 초청되었다. 양일의 공연 내용은 발레 작품 몇 가지가 서로 달랐는데, 필자는 13일에 관람했다.

국립무용단의 ‘향연’ 중 ‘가인전목단’은 동명 궁중무용의 패턴에 따라 움직이며 회색 치마와 흰 장삼, 붉은색 매듭의 시각적 조화를 부각시킨 소품이다. 김미애와 정길만이 출연한 ‘시간의 나이’ 중 부채춤 듀엣은 안무자 조세 몽탈보가 느낀 한국 부채춤의 인상이다. 하나야기 스케타로의 ‘유성’은 일본의 가·무·악 공연물로 보이나 녹음된 소리를 사용했다. ‘천둥번개의 부부싸움’을 다뤘다고 한다. 호스바야르 알탕체체그의 솔로 ‘소매’는 몽골 민족 춤이다. 소매를 내려 팔을 털어내고 소리를 지르며 위풍당당한 분위기로 마무리한다. 일본과 몽골 공연이 전통을 계승한 반면, 한국은 전통이 신작의 소재라는 차이가 있었다.

현대무용은 성창용·최수진·안남근의 3인무 ‘열의·영혼·기쁨·믿음’과 이선태의 ‘나무’, 딕슨 Mbi의 ‘악마’를 감상했다. 2인무와 3인무를 오가며 의상을 교체한 ‘열의·영혼·기쁨·믿음’에서는 다양한 리듬과 속도감을, 나무의 성장과 벌목을 묘사하며 고유한 기교를 선보인 ‘나무’에서는 섬세하고 묵직한 춤 드라마를 보았다. 사이키 조명에 앉아 걷기로 시작한, 흰 바지에 상체를 노출한 딕슨 Mbi는 우울한 분위기에 잠긴 인체의 탄성을 앨빈 에일리 계승자 스타일로 표출했다. 세 팀 모두 콩쿠르 출신답게 기교적 탁월함을 과시했다.

발레는 다섯 커플 중 세 팀이 주목을 끌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을 거쳐 현재 볼쇼이 발레의 주역인 시몬 추딘과 파트너 엘리자베타 크루텔레바의 ‘레실피드’ 중 2인무는 덴마크 스타일의 가벼운 낭만발레 재연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랑을 맹세하거나 열매를 따주고 도망가는 실피드의 변덕에 바튀(발 부딪힘)와 도약으로 황당함을 호소하는 제임스의 기교가 발레극의 요점이다.

파리 오페라 발레의 박세은과 파트너 미카엘 라퐁은 1부에서 ‘이 밤의 끝’을, 2부에서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를 공연했다. 두 번 출연에 마지막 무대까지, 큰 기대와 애정이 담긴 배려였으나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뱅자맹 밀피에가 안무한 6인무 중 2인무는 헐렁한 흰 의상만큼 유연한 연결성이 중요하나 박세은과 파트너 사이에는 때때로 불편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파리 오페라 발레 버전 ‘돈키호테’ 그랑 파드되 아다지오는 마린스키 발레 버전에 비해 심심하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두 사람은 무대 장악력, 민첩성, 근육 선까지 도처에서 허점을 드러냈다.

반면 이상은과 크리스티안 바우흐가 춤춘 ‘회상’은 안무와 연기의 조화가 눈부셨다. 호주 출신 안무가 크랙 데이비슨은 몽롱한 현악에 이상은의 길고 가냘픈 라인을 십분 활용한 신작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05년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그랑프리 수상자 이상은은 현재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 수석 무용수다. 서울국제콩쿠르 갈라는 콩쿠르가 배출한 수상자들의 성공담을 듣는 장으로서 기능이 클 것이다. 국내에서 얻기 어려운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이상은은 가장 성공적인 해외 진출 모델이다. 게다가 원숙하고 섬세한 기량을 갖추고 돌아왔으니 이번 무대의 가장 자랑스러운 스타가 아닐 수 없다.

사진 서울국제무용콩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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