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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어린이·청소년을 만났을 때
글 김선영 기자, 전윤혜 기자, 이정은 인턴 기자 7/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7월호 - 전체 보기 )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이 다채롭게 변모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은 청소년에서 유아로, 퍼포밍 아트는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관객층이 넓어졌고, 풍부한 예술적 경험을 위한 장르 간 융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Part. 1 청소년에서 유아로, 점점 낮아지는 음악회의 문턱

1990년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가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어린이·청소년 음악회. 사반세기가 지난 현재, 클래식 음악회는 오페라·음악극·뮤지컬 등으로 다양해졌으며 청소년부터 아동, 영·유아에 이르는 관객까지 아우르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의 첫 만남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여름철 공연장에서 부쩍 눈에 띄는 풍경은 단연 10대 관객들이다. 친구끼리 삼삼오오 찾아오기도 하고, 부모님과 나란히 앉아 음악회를 감상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런 풍경이 익숙해지기까지는 1990년대 등장한 청소년음악회, 그중에서도 27년째 계속되고 있는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의 덕이 크다.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청소년음악회의 원조

예술의전당은 1990년 새로운 관객인 청소년을 위한 자리를 처음 마련했다. 야심 찬 출발이었지만, 시작이 그리 순탄치는 않았다. 관객 동원을 위해 클래식 음악 공연에 대중음악 가수를 무대에 세우는 등의 시도에 대해 단순한 접근이라며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 금난새

1994년, 지휘자 금난새가 청소년음악회를 맡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는 도약하기 시작했다. 레너드 번스타인/뉴욕 필하모닉의 ‘영 피플스 콘서트’를 보고 지휘자의 꿈을 꿔온 그는, 자신만의 맛깔난 해설과 함께 청소년음악회를 이끌며 한국의 ‘레니 아저씨’ 같은 존재가 됐다. ‘금난새와 함께하는 세계음악여행’ ‘금난새의 심포니 여행’ 등 청소년의 취향에 맞춘 탄탄한 기획의 공연들을 무대에 올렸고, 덕분에 1994~1999년 청소년음악회는 전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 김대진

2004~2008년 진행된 ‘김대진의 음악교실’은 이름처럼 본격적으로 음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한 청소년음악회였다. 금난새가 옆집 아저씨 같은 친근함을 보여줬다면, 김대진은 꼼꼼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어린 청중 앞에 섰다. “알고 들으면 더 잘 들린다”는 모토 아래 김대진은 다소 어려운 음악적 지식도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일에 힘썼다. 덕분에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이후 피아니스트 김정원, 방송인 유정아 등이 진행을 맡은 청소년음악회는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 정치용

현재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의 포디엄을 지키는 이는 지휘자 정치용이다. 2000년대 초에도 청소년들과 만난 경험이 있는 그는 여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레퍼토리 선정에 가장 많은 공을 들입니다. 초보 관객들이 어려워하지 않을 수준의 난이도로, 청소년들의 음악적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작품을 고르죠. 올해 주제가 ‘위대한 교향곡’인데, 그동안 꾸준히 청소년음악회를 찾은 관객들에게 ‘이제는 교향곡도 들려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도했습니다.”

청소년음악회의 퀄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치용. 실제로 올해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 레퍼토리에서는 너무 단순하거나 흔하게 연주되는 곡을 찾아보기 어렵다. 쉽지 않은 작품을 수준 높은 연주와 눈높이에 맞춘 해설을 통해 관객에게 부담 없이 전달하는 것이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의 지향점이다.

클래식 음악, 직접 와서 들으니 어떤가요?

6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청소년음악회를 찾았다. 로비는 10대 청소년으로 북적였다. 홀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하고, 프로그램 북을 손에 쥔 채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모습에서 발랄한 생기가 느껴졌다.

이날은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모차르트 ‘극장 지배인’ 서곡,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모차르트 교향곡 36번이 무대에 올랐다. 콘서트홀의 1층과 2층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고, 초·중·고등학생 관객들이 객석에 가득했다.

지휘자 정치용은 학생들이 집중해서 감상하기에는 자칫 버거울 수 있는 교향곡의 특성을 감안해, 한 악장씩 끊어서 해설을 들려준 뒤 연주를 진행하여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작품의 배경, 제목에 얽힌 이야기 등 곡에 대한 정보를 들려주는 그의 차분한 해설에, 객석에 앉은 청소년 관객들도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반면, 좀처럼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말썽꾸러기들은 대부분 초등학생이었다. 한 교시 수업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치러지는 음악회에서 초등학생이 얌전히 앉아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의전당 청소년음악회는 해설을 제외하면 성인 대상 음악회의 일반적인 형식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해설은 중·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초등학생만을 겨냥한 음악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10세 전후 어린이 관객까지 청소년음악회를 찾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누군가에는 너무 쉽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려운 공연이 되는 것이다. 초·중·고등학생 연령의 차이를 감안해 대상 관객을 세분화한 음악회가 신설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청소년 관객들은 이날 공연을 어떻게 보았을까. 홍서연(16) 학생은 “첼로의 음색이 정말 아름다웠다”며 “첼리스트가 앙코르 때 연주한 곡이 좋아서 제목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빈(16) 학생은 “예술의전당에서 음악회를 처음 감상했는데,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 동네 구민회관에서 듣던 소리와 전혀 다르게 다가와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예상보다 적극적인 감상평이 이어졌다. 청소년은 클래식 음악을 싫어한다. 혹은 어려워한다는 생각은 어쩌면 어른들의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청소년음악회를 통해 클래식 음악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그것이 훗날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씨앗이 되길 바란다”는 정치용의 말처럼, 인생이 달라지는 클래식 음악과의 첫 만남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청소년음악회다.

글 이정은 인턴 기자(editor2@gaeksuk.com)
사진 예술의전당

여름, 음악의 바다에 풍덩!
세종문화회관 어린이·청소년 공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속 단체를 보유한 세종문화회관. 여름방학을 맞이해 무대에 오르는 어린이·청소년 공연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상당히 다채롭다.

서울시오페라단의 오페라 갈라와 세종어린이시리즈 자체 기획 공연은 부모와 자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고, 어린이와 청소년 단원으로 구성된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생 단원들로 구성된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차세대 관객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는 무대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해 마련된 시대를 초월한 고전부터 동시대 가정과 학교를 되돌아보게 하는 무대까지, 각각 다른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공연 속으로 들어가보자.


서울시오페라단,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오페라 갈라 ‘사랑의 묘약’
7월 19일 오후 3시 체임버홀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묘약’은 동심과 향수,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임에 틀림없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지난 5월 대극장에서 공연된 ‘사랑의 묘약’을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오페라 갈라로 선보인다. 이를 위해 극작가 고연옥이 각색을 맡았고, 서울시극단 배우들이 해설을 맡아 친절하고 재밌는 오페라의 세계로 안내한다.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와 청소년 관객이라면 오페라 음악 상식과 공연 관람 예절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동요 뮤지컬 ‘외할머니 댁에서의 여름방학’
8월 12일 오후 7시 30분, 8월 13일 오후 3시 M씨어터

2016년 서울과 시골 분교를 배경으로 맞벌이 부모를 둔 초등학생 주인공이 시골 외할머니 댁으로 내려가면서 생기는 이야기에 우리 귀에 익숙한 동요들이 더해진 동요 뮤지컬이 초연된다. 작곡·대본을 맡은 노선락은 ‘어린 시절부터 듣고 부르는 노래가 평생 그 사람의 음악적 배경을 만들기에, 좋은 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가운데 이번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각각 다른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서로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을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 자녀와 부모가 한 자리에서 공감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썸머클래식’
8월 13일 오후 3·7시 대극장

2008년 이래 여름방학마다 어린이·청소년 관객들에게 흥미로운 클래식 음악 감상의 길잡이가 되어온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 올해는 한양대 정경영 교수의 해설로 브리튼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입문’, 생상스 오르간 협주곡, 아르투니안 트럼펫 협주곡, 쇼스타코비치 재즈 모음곡 1번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오케스트라 개별 악기들을 연주 내내 카메라로 담아 대극장 벽면에 영상으로 친절하게 보여주는 등 매년 클래식 음악 초심 관객들을 위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세종어린이시리즈, ‘모차르트와 모짜렐라의 마술피리 이야기’
8월 16~21일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3시(16·21일 11시 공연 없음) M씨어터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그의 마음속에 살고 있는 이야기 친구 모짜렐라가 마술피리를 찾기 위해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초연 당시 어린이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누렸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아리아 외에도 모차르트의 유명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만 4세 이상 어린이부터 관람 가능하다.

글 김선영 기자(sykim@gaeksuk.com)
사진 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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