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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투란도트’
글 원종원(순천향대 교수·뮤지컬 평론가) 3/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3월호 - 전체 보기 )




2월 17일~3월 13일
디큐브아트센터

바다 속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수수께끼

뮤지컬 중에는 유난히 입가를 맴도는 선율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 있다. 그만큼 음악이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그런 매력의 창작 뮤지컬이다. 공연장을 나서며 흥얼거리는 관객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부분 1막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4중창인 ‘오직 나만이’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다.

물론 원작은 동명 타이틀인 푸치니의 오페라다. 흥미롭게도 그의 작품들은 이미 여러 현대 뮤지컬로 탈바꿈되며 인기를 구가해왔다. 예를 들어 ‘렌트’의 원작은 ‘라 보엠’이고, ‘미스 사이공’의 단초가 된 것은 ‘나비 부인’이다. 아무래도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던 그의 작품들이 흥행이 중시되는 오늘날 뮤지컬 산업과 괘를 같이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문화적 산물이 그러했듯이, 명작이 될 것인가의 여부는 얼마나 잘 그리고 효과적인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화려한 동양풍 볼거리도 화제였지만, 오페라 ‘투란도트’는 푸치니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큰 명성을 누렸다. 특히 명을 달리한 이탈리아의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목소리로 유명했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이 작품의 상징 같은 존재다. 사실 우리말 제목인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이 노래의 진짜 의미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것으로, 약속 시한인 새벽 이전에 왕자의 이름을 알아낼 때까진 누구도 잠들어서는 안 된다는 공주의 의지가 담겨 있다.

뮤지컬에서는 오페라의 기본 줄거리에 새로운 상상력을 덧입혔다. 칼라프 왕자가 투란도트 공주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을 얻어내려 세 가지 수수께끼를 푼다거나 왕자의 이름을 새벽까지 알아내야 한다는 기본 골격은 같다. 그러나 이야기의 배경은 중국이 아닌 바닷속 환상의 나라인 오카케오마레로 바뀌었고, 수수께끼의 내용과 형식도 뮤지컬만의 재미에 맞춰 재구성되었다. 스무고개 식으로 풀어내는 마지막 문제에선 박진감이 느껴질 만큼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진다.

특히 음악적 완성도는 이 작품이 이뤄낸 가장 큰 덕목이다. ‘형제는 용감했다’ ‘싱글즈’ 등으로 유명한 장소영 음악감독이 작심하고 만든 것 같은 수려한 선율이 꽤나 만족스럽다. 몇몇 뮤지컬 넘버는 싱글로 아예 가요계에 내놓아도 호평받을 수 있을 정도다. 가무극이나 뮤지컬의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유희성 연출과의 조화도 수준급 이상이다. 왜 중국 투어 공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흥미롭게도 오페라 ‘투란도트’를 창작 뮤지컬로 각색한 경우가 이 작품 말고도 또 있다. 故김효경 연출이 선보였던 서울시뮤지컬단의 ‘투란도’다. 서울에선 이 작품이 약간 더 인지도가 높은 편이지만, 흥행 실적 면에서는 오히려 ‘투란도트’가 한 수 위의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투란도’가 주로 묵직한 형식미의 구조적 틀을 통해 진중한 메시지를 담은 오페라의 재연을 추구했다면, ‘투란도트’는 뮤지컬로서 완성도에 충실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수상 결과를 얻어낸 경우다. 물론 애호가라면 비교하며 작품을 감상해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시도가 될 것이다. 여러 모로 뮤지컬계의 재미있는 실험이 반가운 요즘이다.

사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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