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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아이들은 음악을 어떻게 배울까? PART ③
교사들이 말하는, 교실에 정말 필요한 음악
글 김호경 기자 3/1/2016 |   지면 발행 ( 2016년 3월호 - 전체 보기 )



아이들의 창의력 증진, 사고 확장을 위해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따아 따따 따아 따따’ ‘파- 파#’ 초등학교 시절, 음악 시간이 되면 선생님의 목소리는 커졌다. 온갖 종류의 구음을 동원하여 박자 개념을 설명하고 목청을 높여 음의 높낮이를 가르쳐주셨다. 책 대신 열심히 발을 구르며 풍금을 치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일은 늘 좋았다. 이제 선생님의 나이가 되어 생각해보니 선생님에게 음악 수업은 꽤 고생스러운 시간이었을 것 같다. 트라이앵글과 캐스터네츠를 쨍쨍대며 연주하는 아이들을 집중시키면서 큰 소리로 선창도 해야 하니 말이다. 노래에 자신이 없는 선생님도 있었을 텐데, 그땐 잘 몰랐다.

멀티미디어의 발달 덕에 반주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CD의 반주 음원이 대신하고, 감상 자료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선생님이 굳이 박자를 세어 주지 않아도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서 템포를 정확히 알려주고 아이들은 각자 소지한 휴대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창작 활동도 한다. 그렇다면 음악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도 과연 편해졌을까?

서울·경기 지역 초등학교 교사 10명에게 교실의 달라진 풍경과 이에 따른 생각에 대해 들었다. 현재 초등학교의 경우 음악 전담 교사가 음악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여전히 담임교사가 음악을 가르치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음악 교과서가 국정에서 검정 체제로 바뀐 이후 교과서의 종류가 많아지며 교사들이 소화해야 하는 내용도 더욱 많아졌다. ‘전담 교사의 필요성’ ‘멀티미디어의 활용’ ‘제재곡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중심으로 교사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했다.


전문 인력의 필요성, 멀티미디어 활용의 명암

경기도의 ㅎ초등학교는 현재 3~4학년은 영어·체육, 5~6학년은 과학·영어·체육 과목을 전담 교사로 두고 있다. 2015년에는 교대에서 음악 과목을 전공한 교사가 음악 전담 교사를 맡아 5~6학년 수업을 진행했다. 덕분에 학생들은 교실에서 가야금 연주를 듣고, 궁중음악·민속악 등 다양한 영상물을 감상하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 2016년, 이 학교에서는 음악 대신 과학 과목에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현재 음악 과목은 담임교사가 가르치고 있다.

해당 학교의 A교사는 “작년의 경우가 이상적”이라며 꼭 전공자가 해당 과목의 전담 교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학교에서 음악 전담 교사를 필요로 하고, 다른 교사들에 비해 음악에 조예가 깊거나 관심이 있으면 맡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교사가 전담을 맡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시대의 흐름에 맞는 교수법을 심도 있게 연구하려면 음악 과목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음악 전담 교사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악 전담 교사와 별개로 자체 예산으로 외부 인력을 초빙하는 사업은 각 학교마다 자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외부 강사가 20대의 태블릿 PC를 활용해 작곡법을 가르쳤는데 아이들이 무척 흥미로워했다.”(ㅅ초등학교 B교사)

“전문 국악인을 초청해 사물놀이를 체험했더니 음악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ㅍ초등학교 C교사)

그러나 외부 강사 초청 수업은 일회성에 그치거나 많더라도 8회(주 2회, 한 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ㅎ초등학교의 L교사는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수업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한계점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검정 교과서를 발행하는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교과서와 함께 음원·이미지 자료나 평가 자료, 자체 제작 플래시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외에도 교사 전용 홈페이지 아이스크림(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사이트)에서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다운로드해 활용하거나 유튜브에서 필요한 영상물을 검색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 아니라 플래시의 ‘따라 부르기’ 기능을 유용하게 쓰고 있다. ‘마디마다 따라 부르기’ ‘전체 따라 부르기’ 등 기능이 세분화되어 있어 편리하다.”(ㅎ초등학교 K교사)

“스마트폰으로 여러 가지 활동이 가능하다. 피아노 앱을 켜서 음감을 키울 수도 있고, 합주를 녹음해 들으며 전체 소리를 개선할 수 있다.”(ㅎ초등학교 L교사)

관련 취재 도중 ‘클릭 교사’라는 신조어를 들을 수 있었다. 교재 연구나 자료 준비를 스스로 하는 대신 출판사나 유료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만을 사용해 소위 ‘클릭’만 하는 교사들을 일컫는 냉소적인 말이다. ㄱ초등학교의 P교사는 “사실 선곡부터 지도까지 기존 자료들에 의존할 때가 많다. 가끔 나 자신이 클릭 교사인 것 같아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날마다 흥미와 관심이 달라지는 아이들과 효과적인 음악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교사 개개인의 능력을 십분 활용한 자료를 공유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만한 부분이다. 교사 커뮤니티 인디스쿨에는 편곡이나 음원·영상 편집 기술이 뛰어난 교사들이 다양한 자료를 업로드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L교사는 “최신 가요를 아이들이 리코더로 불 수 있도록 악보나 반주를 만들어 올려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재곡에 대한 인식과 개선 방향

초등 음악 교과서는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되면서 그 종류가 늘어났다. 출판사마다 제재곡을 자유롭게 선정하다 보니 교실에서 배우는 노래도 훨씬 다양해져 학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대중음악을 다루기도 하고, 단순하지 않은 조성과 박자로 이루어진 최신 창작 동요를 선택하기도 한다.

취재를 위해 만난 상당수의 교사들이 교과서에 국악의 비중이 많아지면서 익숙지 않은 제재곡 준비에 부담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대학교에서 배운 교수법만으로는 국악 수업을 진행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양악도 마찬가지지만, 상대적으로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국악은 별도의 교사 연수를 통해 도움을 받고 싶다는 의견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중음악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교사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클래식 음악이나 동요를 배우는 것에 비해 대중음악은 아이들의 정서 함양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ㄷ초등학교 K교사)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노랫말만 없다면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ㅎ초등학교 L교사)

최신 창작 동요가 교과서에 상당수 수록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입장이 공존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당연히 새로운 악곡도 배울 필요가 있다”(ㅎ초등학교 K교사)

“높낮이의 변화가 크거나 박자를 따라가기 어려운 경우 현장에서 별 효용이 없다. 음악 수업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기준을 두고 수록되었으면 좋겠다”(ㅇ초등학교 P교사)

이전 교육과정에 비해 학교 현장의 자율성이 중시된 만큼 교사들은 제재곡에 대한 관심보다 실질적 지원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ㅎ초등학교의 L교사는 “아이들이 핸드벨을 연주해보면 좋을 것 같아 알아봤는데, 사비로 사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고 학교에서는 지원이 어렵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는 경험을 전했다.

또한 초등학교의 K교사는 “최근 교육부에서 클래식 음악 활성화를 목적으로 바이올린 스무 대를 학교에 지원하는 사업을 했는데, 악기 관리나 전문 교육은 학교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 되더라”라며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실제적인 차원까지 헤아리는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ㅎ초등학교의 K교사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탓에 도서산간지역의 아이들뿐 아니라 대도시에 사는 아이들도 문화생활의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점을 아쉬워하며 “1년에 한두 번이라도 실제로 공연장에 가서 음악회를 관람할 수 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수업 방법이 다채로워진 만큼 학생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 음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필요해 보였다.

초등학생 시절의 음악적 경험은 예술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시킬 뿐 아니라 긍정적인 생각과 건강한 정서를 함양한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음악 교육 방식의 폭이 넓어진 것에 비해 이를 지원하는 정책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고 있지 못한 듯 보인다. 전문 인력을 늘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아이들이 역량을 발견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발달한 멀티미디어 도구가 현장에서 전문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법 또한 제시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미래의 예술가, 미래의 청중이 안목을 키우고 창의성을 확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초등 음악 교육 용어

제재곡 학습에 재료가 되는 악곡을 말한다. 학생들은 교과서에 수록된 제재곡을 분석하거나 가창·감상하며 음악적 지식을 쌓는다.

전담 교사 1개 반을 담임하지 않고, 한 과목만 전담하여 가르치는 교사. 학교별로 다르지만 보통 학년마다 2~4개 과목에 전담교사를 배치하며 기간은 6개월~1년을 주기로 한다.

사진 심규태(HARU)
촬영 협조 의정부금오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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