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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드 음악원의 한국인 교수 강효와 강충모에게 묻다- 음악가에게 가르침과 배움이란 무엇인가요?
그들은 음악으로 길을 찾는 이들의 안내자다. 12월 한국 공연을 앞두고 강 효·강충모 교수가 들려준 배움과 교육, 그리고 인생 이야기
글 국지연 기자 12/1/2014 |   지면 발행 ( 2014년 12월호 - 전체 보기 )

줄리아드 음악원의 한국인 교수

강효와 강충모에게 묻다

음악가에게 가르침과 배움이란 무엇인가요?

그들은 음악으로 길을 찾는 이들의 안내자다. 12월 한국 공연을 앞두고 강 효·강충모 교수가 들려준 배움과 교육, 그리고 인생 이야기



바이올리니스트 강효

“스스로 해결해내는 판단력을 가르친다”

“나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선함과 아름다운 감정을 믿는다. 음악이야말로 그것을 이끌어낼 수 있다.”

강효는 인간의 선함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닮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철학은 평생 그의 음악관과 교육관 속에 녹아나 ‘음악’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진실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서울대 음대와 피바디 음대, 줄리아드 음악원을 졸업한 강효는 1978년대부터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 교수로 후학을 양성했고, 1994년 한국을 주축으로 다국적 최정상 기량의 젊은 연주자들을 단원으로 현악 오케스트라 세종솔로이스츠를 창단해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단원들은 대부분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진 비르투오소로 미국 CNN으로부터 ‘세계 최고의 앙상블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을 만큼 뛰어난 앙상블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미국·유럽·아시아 등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400회가 넘는 연주회를 가져왔다. 또한 2003년부터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예일대 음대에서도 교수로 강의를 맡고 있다.

올해로 세종솔로이스츠가 창단 20주년을 맞았는데 지금까지 단체가 지속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요.

연주자들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예술의 위대함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세종솔로이스츠를 이끌 수 있도록 이사들을 포함해 애호가들과 청중 등 저희를 아끼는 많은 분이 저희가 지탱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주었습니다. 이번에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10월에 뉴욕 링컨센터에서 연주회가 있었고, 12월 15일 예술의전당에서 길 샤함·리처드 용재 오닐·클라라 주미 강·김지연·이유라·송영훈 등이 무대에 섭니다.

세종솔로이스츠를 이끌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연주단체로서 예술의 고결함을 추구하고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완성도 높은 연주를 관객에게 들려주는 것을 포함해 진정성과 정직한 마음으로 음악회를 구상하고 연습하고 연주에 임한다는 아주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세종솔로이스츠라는 단체를 이끌면서 어떤 어려움과 보람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리더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재정적인 문제의 해결인데요. 저 또한 세종솔로이스츠를 이끌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세종을 지원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확장해나가기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지요. 공연을 하다 보면 연주자와 청중이 한 공간에서 하나가 되는 순간을 체험하게 될 때가 있는데 그때가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단원들 중에는 교수님의 제자가 많고 교수님에게 영향을 많이 받은 연주자들입니다. 이들과의 처음 만남은 어떠셨는지요.

훌륭한 제자들을 처음 만났을 때, 그들이 좋은 연주자가 될 가능성은 분명히 보입니다. 하지만 재능이 탁월한 음악도 역시 성장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지요. 그들이 그 변화를 잘 수용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나중에 좋은 연주자가 될 수 있을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훌륭한 연주자가 되기까지는 본인의 성격, 의지, 주위 환경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잘 조화를 이뤄야 하니까요. 스승은 그 요소 중에 하나이고요. 저는 학생들에게 주입식으로 세세하게 지도하기보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가르침이 당장 어떤 효과를 보게 하기는 힘들지만 학생이 평생 음악을 하고 사랑하게 하려면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현명한 교육 방법인 것 같습니다.

칭찬은 더 좋은 것들을 이끌어낸다

줄리아드 음악원에 최연소 교수로 발탁되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줄리아드 음악원에 채용되어 처음 실기시험 채점을 하기 위해 교실에 들어갔을 때 그 분야의 대가인 노교수들이 한 줄로 쭉 앉아 있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는 제가 아는 모든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가르치려고도 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만 가지고는 좋은 선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르침도 배움도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는 법이지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칭찬을 많이 해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야단쳐야 할 때도 있을 텐데요.

연주를 잘못했을 때 대부분의 경우,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압니다. 그럴 때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제가 먼저 여러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용기가 필요한 학생도 있고, 연주 경험이 더 필요한 학생도 있고, 때로는 테크닉이나 세부적인 가르침이 더 필요한 학생도 있겠지요. 저는 학생 스스로 이미 가진 장점들을 중요시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최대한 긍정적인 방법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줄리아드 음악원이 오랫동안 세계적인 음악교육기관으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훌륭한 교수진이지요. 줄리아드 음악원의 총장은 학교가 세계적인 음악교육기관으로 명성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뛰어난 교수진을 뽑습니다. 또한 이들을 사사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재원들은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서 배웁니다. 학교는 주변에 위치한 카네기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 등 세계적인 기관과 함께 연계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연주 프로그램들을 운영하여 학생들에게 전문적으로 연주 경험을 쌓게 하지요.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훌륭한 체험을 하고 예술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줄리아드 음악원 역시 교육 시스템 등 계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을 텐데, 학교가 요구하는 인재상과 교육에서 요즘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으면서 줄리아드 음악원 총장은 인문학 교육을 예전보다 더 중요시하는 교육정책을 펼쳤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에 아티스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인문학적 사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줄리아드 음악원의 미션은 재능 있는 예술학도(음악·무용·연극)에게 최고의 예술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이 아티스트·리더·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구현하게 하는 것입니다.

줄리아드 음악원 학생들의 학업 분위기는 어떤지요.

줄리아드 음악원뿐만 아니라 예일대도 마찬가지로 교육이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창의력과 지략(智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연구해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가르침과 배움, 그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치려 하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보다 통찰력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 분석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고, 그럴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는 음악을 가르치고 배웁니다. ‘음악’이 가르침과 배움을 잇는 연결고리이지요. 그런데 여기서 ‘음악’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음악이 마음을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고 도구라면 저는 음악이야말로 인간을 더 인간적으로 만들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은 감성을 통해 마음 속에 숨어있는 인간성을 자극하고 일깨워주면서 인간의 선(善)을 끌어내주지요. 그래서 음악은 인간의 선함을 닮았습니다. 음악을 통해 우리는 착한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가르침과 배움 속에 ‘음악’이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피아니스트 강충모

“열정에 철학을 더하는 평생의 공부”

1999년부터 2004년까지 바흐 전곡 시리즈를 비롯해 2005년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 심사위원까지 피아니스트로서, 교육자로서 한국 음악 역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던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재직 중 2011년 9월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로 초빙되면서 그의 음악 인생에는 또하나의 이정표가 새겨졌다. 그는 서울대 음대 졸업 후 도미, 샌프란시스코 콘서바토리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피바디 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고, 박사과정을 이수하던 중 피바디 음대 교수 채용 오디션에서 선발되어 피바디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을 비롯해 김규연·박종해·김종훈·김현정 등 그의 제자들이 밴 클라이번·리즈·상하이·롱 티보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상위 입상했다. 특히 그의 바흐 음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레온 플라이셔에게서 ‘골드베르크 음반사에 뛰어나게 자리매김할 가히 장관을 이루는 연주’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일본 토호음악원과 쇼와 음악대학에도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독주회를 하는데요. 고전과 현대 곡들로 구성된 레퍼토리는 어떻게 선곡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12월에 열리는 연주하는 작품 중 우선 슈베르트는 제가 가장 아끼는 작곡가 중 하나입니다. 그의 즉흥곡은 친밀감과 깊이가 있어서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곡입니다. 스크랴빈 소나타 2번은 이번 연주를 위해 새롭게 배운 곡인데요. 스크랴빈의 작품을 많이 공부하고 연주해봤지만 의외로 이 곡은 공부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새롭게 프로그램에 넣어봤습니다. 두 악장밖에 안 되는 곡이지만 서정적인 면이나 열정적인 면을 생각하면 스크랴빈의 성격을 아주 잘 나타낸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람스 인터메르조는 제가 오래전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독주회를 할 때 연주했던 곡이죠. 옛 생각도 나는 데다가 지금과 어쩌면 상황이 비슷해 회고적인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요즘 제 학생들이 많이 공부하고 있는 곡이기도 한데 이 기회에 예전에 제가 그 곡을 연주했던 것과 어떻게 다른지 저 스스로를 돌아보는 느낌이 들어서 이 곡을 선곡했습니다.

이번에 연주하는 곡 중 바바자니안의 작품은 낯선 곡인데요.

바바자니안의 ‘시처럼’은 지난여름 라이프치히에서 처음 들었던 곡인데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그다지 길지 않은 현대곡으로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한 곡인데, 제가 연주를 해봐야 그 곡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배워보기로 했죠. 바바자니안은 작곡 기법이 매우 퍼퓰러한 성향이 있지만 이 곡은 고전음악의 현대 기법을 잘 나타낸 곡으로 자세히 분석해보면 12음 기법을 기초해 기존의 현대음악의 작곡 기법이 교묘한 구성으로 이뤄진 곡입니다. 워낙 속도가 빨라서 연주를 통해 작곡 기법을 파악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악보를 놓고 들어보면 매우 계산적으로 치밀하게 작곡된 곡입니다.

음악가에게 교육과 연주는 어떤 관계인가요.

교육과 연주는 밀고 당기는 관계처럼 불가분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없으면 연주가 불가능하고 연주가 없다면 교육도 필요가 없겠죠. 연주의 경우 피아노라는 악기를 테두리로 해서 말하자면 단지 기술적인 피아니즘을 표현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재현하는 과정에서 예술가의 생각과 철학 등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연주라고 할 수 있겠죠. 말하자면 작품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통해 작곡가의 철학이나 연주자의 메시지가 전해져야 좋은 연주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연주자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자아 성찰이 있어야 하며 공인으로서의 면모도 갖추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연주자로서 비전과 꿈이 궁금합니다.

연주자로서 꿈은 소박합니다. 제 음악 세계가 대중에게 전달되어 공유하게 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교육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합니다.

처음 줄리아드 음악원에 왔을 때는 학교 시스템이나 정서가 한국과 많이 달라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조교실이나 행정실이 있어서 조교나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반면, 줄리아드 음악원에서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조직적인 시스템이 없는 것 같아서 처음에는 작은 일을 처리하는 것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라 당황스러웠죠. 알고 보니 조직 체계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어서 오히려 겉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과 교수들 간의 정서도 수직적인 관계라기보다 대등한 입장이라서 처음에는 적응이 잘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격식을 따지지 않고 솔직하게 대하는 정서가 편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끔 ‘한국이라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하고 생각되는 일도 없지는 않습니다.

줄리아드 음악원이 세계적인 음악교육기관으로서 그 명성이 높은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세계 연주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장들이나 젊은 연주가들 중 줄리아드 음악원 출신이 많다는 것이 아마도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제로 학생들 개개인의 학업 상황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보호해주는 시스템이 매우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줄리아드 음악원이 쌓아온 명성으로 인해 세계 각지의 젊은 인재들이 이곳에서 공부하는 것을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걸 재학생들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온갖 민족을 다 볼 수 있으니까요.

줄리아드 음악원은 어떻게 사회와의 커뮤니티가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조세프 폴리시 총장의 교육 이념은 ‘사회에 환원하는 음악인’입니다. 따라서 커뮤니티와의 적극적인 예술적 교류라든지 반대로 커뮤니티로부터 후원을 받는 교육기관이라는 유대적 관계가 매우 돈독합니다. 최근 줄리아드가 한 기업가로부터 6천만 달러라는 거액의 자금을 기부 받은 일은 교육기관과 커뮤니티의 돈독한 유대 관계를 입증하는 가장 큰 예가 아닐까 합니다.

음악을 배우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배움의 경우, 한국 학생들의 훌륭한 점은 열심히 노력하고 계획과 실천에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성실하고 경쟁심도 강하고 지도교수로부터의 가르침을 하늘같이 존중하는 점이 그들을 향상시키는 가장 큰 밑거름이지요. 반면, 한국 학생들이 극복해야 할 점은 음악을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자신의 세계를 자신의 음악에 이입하는 데 있어서 좀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가르쳐주는 것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고 복종하는 태도 때문에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영역이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현상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연주자로 크게 성장하고 도약하는 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줄리아드 음악원 학생들은 재주가 정말 뛰어난 반면, 한국 학생들이 가진 은근과 끈기가 부족합니다. 재주 있는 학생에게서 많이 느낄 수 있는 점이지만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노력하는 면이 좀 부족하다고 할까요?

그렇다면 가르침은 어떤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요.

광범위한 의미로 말한다면 교육이라는 것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 지나온 역사를 배워야 하고 시대를 반영하는 예술 세계를 이해함으로써 현시대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지, 혹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자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교육자로서 꿈은 제 학생들을 저보다 나은 예술가가 되게 하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부모로서 꿈도 그와 비슷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계신데 올해를 보내며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일과 올해 말, 내년 계획들이 궁금합니다.

오랜만에 한 가족이 한 지붕 밑에 있으니 참 행복합니다.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이라면 나연이(딸)가 줄리아드 음악원에 입학한 것과 태훈이(아들)가 콜롬비아 치과대학에서 레지던트로 일하게 된 것, 그리고 아내(이혜전 교수)가 미국에 있는 동안 줄리아드 예비학교에 교수로 재직하게 된 것 등이죠. 앞으로의 계획은 가족과 함께 좋은 추억거리를 많이 만드는 것인데 모두가 분주한 삶을 살다 보니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하게 할지 궁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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